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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Idea

[낫]

늦은 저녁 한 여성이 야근을 끝내고 귀가하고 있었다.

하필이면 오지 않던 비가 집에 갈 타이밍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는 수 없이 그녀는 편의점에서 우산을 사들고 지하철역까지 걸어갔다.

그런데, 그녀는 편의점에서부터 지하철역까지 누군가가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뒤를 보니 웬 덩치 큰 남성 한명이 서 있었다.

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한정거장을 간 뒤 버스로 환승을 하기 위해 지하철을 내렸다.

그런데 그녀가 내리자 그 남성도 급하게 내리는 것을 보았다.

그때부터 그녀는 초조해지기 시작했고, 발걸음은 점점 빨라지다 끝내 달려가기에 일렀다.

정거장까지 숨을 헐떡이며 전력질주로 달려갔다.

덕분에 우산을 쓰지 못하고 겉옷이 다 젖어버렸지만, 그녀는 마지막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그녀는 버스에 탄 뒤 숨을 고르고 겉옷을 벗어 빗물을 조금 털어내고서 좌석에 앉았다.

그런데, 버스는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출발하지 않다가 2,3명을 더 태우고 출발했다.

그녀는 버스에 올라오는 사람들을 보고 가슴이 철렁이며 동공이 확장되었다.

3번째로 탑승한 승객이 덩치 큰 그 남성인 것이다.

그 남성 또한 숨을 헐떡이며 온몸이 빗물에 젖어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남성은 미소를 씨익 지어 보냈다.

여성은 소름이 끼치며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여성의 집은 버스의 종점이다.

여성은 종점에 도착하기 전에 남자가 내리기를 속으로 간절히 빌고 있었다.

'제발 이 모든 것이 우연이기를...'

하지만 불행히도 그자는 끝까지 내리지 않았고 종점이 되서야 내렸다.

여성은 남성이 내리기를 기다렸다 후에 내리고선,

그 남성이 시야에서 벗어날 때 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남성이 보이지 않자 마음을 놓고 집 앞까지 걸어갈 수 있었다.

그녀의 집은 아파트 3층이라 계단으로 걸어갔다.

3층을 올라가고 비상문을 열자 여성은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극도의 공포감으로 인해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

자신의 집 앞에 그 남성이 검은 봉투를 들고 있는 것이었다.

그 남성은 그 여성을 보고 피식 웃고선 앞집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여성은 그제서야 앞집에 누가 사는지 알게 되었다.

2년 이상을 그 집에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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